게이밍 기어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로지텍과 레이저의 대표적인 마우스 모델명을 대보라고 한다면, 금세 두세 개씩 튀어나올 겁니다. 워낙 유명한 제품들이 많으니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그럼 커세어의 대표적인 마우스는 뭐가 있을까요? 솔직하게, 다들 바로 떠오르진 않을 겁니다. 저도 키보드, 파워, 램, 케이스, 팬 등등 웬만하면 커세어만 사용하는 빠돌이였지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순간 멈칫할 거 같습니다. 그리곤 뭐 글레이브, M65, 아이언클로? 이 정도가 떠오를 거 같네요. 전부 1 티어 마우스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언급된 마우스들의 무게입니다. 하나같이 가벼움과는 거리가 멀죠. 요즘은 무선도 60g대로 출시되는 걸 보면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마우스들입니다.
커세어는 뒤늦게 카타르를 출시했지만, 이미 시장은 다른 제조사에 잠식당해버린 상태였죠. 유선모델은 거의 사용자를 찾아볼 수 없고, 건전지를 채택한 무선 카타르는 한마디로 일축 가능합니다. 'G304의 아류작'.
저도 팬심 하나만으로 카타르 무선을 사볼까 했지만 이미 G304를 손에 쥐고 있었던지라 실제로 구매하진 않았습니다.
그 후 커세어는 카타르는 XT를 출시해봤지만 시장의 반응은 1도 없었고, 이대로 잊히나 싶었는데..
다시 한번 더 카타르를 내밀었습니다. 이번에 살펴보게 될 카타르 엘리트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저는 뭘 살 때 커세어 제품이 있다면 웬만해선 커세어로 구매합니다. 벌써 5년은 된 거 같네요.
근데 유일하게 마우스만큼은 로지텍, 레이저 등 다른 제조사를 쓰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커세어 마우스를 안 써본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모델 전부 두 달을 채 못 넘기고 재방출.
마지막으로 써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네요. 아마 하푼 무선이었을 텐데..
지금도 마우스만 레이저 바실리스크 하이퍼스피드를 쓰고 있습니다.
건전지 타입이 충전도 필요 없고 깔끔하더라고요. 그래서 카타르 프로 무선도 고려해 봤으나.. 고려만 해보고 말았습니다.
카타르 엘리트의 제품 사양입니다. 충전타입의 무선 마우스로 블루투스, 커세어 슬립스트림 두 가지 방법으로 연결이 가능합니다. 센서는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지만 커세어 이름이 붙은걸 보니 자체개발 센서로 보입니다. 26000 DPI의 해상도로 미루어 보아 성능은 제법 괜찮나 보네요. 무게는 69g으로 제법 경쟁력 있는 수준까지 다듬었습니다.
보증기간은 2년이고, 국내출시 가격은 12만 2천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커세어의 상징인 검노 색상조합의 박스입니다. 앞뒤로 제품 이미지와 특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지금 카타르 엘리트 같은 경우 박스 전후로 노란색이 많이 들어가고 검은색이 둘레에 들어가는데, 아래 헤드셋 박스처럼 색상이 반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준이 뭔지 궁금하네요.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사진을 비교해보니 검은색 많이 들어간 헤드셋 쪽이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긴 합니다.
박스 옆에 의미 있는 문구가 있어 찍어봤습니다. WIN WITHOUT WIRES. 축약하면 WWW가 되겠네요.
에브가의 고급 라인업인 FTW처럼 커세어의 무선 마우스 전용 접미사로 써먹어도 괜찮을 듯합니다.
다만 WWW는 '월드 와이드 웹'의 인지도가 너무 강하긴 하네요.
구성품은 본체, 충전용 케이블, 보증 설명서와 안전정보 안내서가 있습니다.
근데 마우스에 웬 안전정보가 필요한가 싶어서 한번 펼쳐봤더니.
리튬 배터리가 내장된 제품이라 폭발사고를 방지하고자 안내서를 넣어 놨네요.
내용은 뭐.. 임의로 분리하지 말고 과열 조심하십시오 정도입니다.
카타르 엘리트의 외형입니다. 대칭형 쉘이지만 사이드버튼이 왼쪽에만 있어서, 사실상 오른손 전용 6 버튼 마우스입니다.
카타르 프로가 그랬듯이 G304와 많이 비교될 듯합니다. 다만 이제 가격으로는 비교가 불가능하죠. 거의 3배 차이.
마우스 좌우 그립은 플라스틱이며, 돌기가 나 있어 그리 미끄럽진 않습니다. 쉘 표면은 ABS재질처럼 매끄러우나, 유분기가 약간 남습니다. 겨울엔 핸드크림을 많이 바르다 보니, 몇 번 만지작 거렸는데도 바로 자국이 남아버리네요.
마우스를 아래/윗면을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옆구리가 볼록한 게 G303느낌도 있네요.
마우스 아래쪽엔 연결방식 및 전원 스위치가 있고, 슬립스트림 동글도 보관되어 있습니다.
동글 커버는 완전분리형이라 분실될 우려가 있습니다. 조금은 신경 써줘야겠네요.
마우스 충전을 위한 C타입 USB 포트입니다. 포트가 깊숙하게 위치하여 겉에선 잘 안 보이고, 장착 시엔 일체감을 줍니다.
제 견해로는 무선마우스를 충전하면서 쓰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나 싶은데, 언급 전에 케이블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충전 케이블입니다. 개인적으로 저 포트모양을 정말 좋아합니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커세어 감성을 느낄 수 있거든요.
다만 케이블 재질은 고무입니다. 처음엔 보자마자 와 그래도 10만 원이 넘는데 고무는 좀 그렇지 않나 했습니다. 요즘 고급 "유선" 마우스만 봐도 파라코드, 직조선 재질을 채용해서 마우스 동작시 선의 느낌을 거의 받을 수 없게끔 만들어놨거든요.
하지만 카타르 엘리트는 무선 마우스입니다. 애초에 무선으로 쓰라고 내놓은 마우스이고, 저 케이블이 충전만을 위한 케이블이라면 고무재질도 이해는 갑니다. 물론 충전 중에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냥 마우스 배터리 없을 정도로 열심히 게임했으니 충전 꽂아두고 잠시 휴식하라는 커세어의 배려라고나 할까요? 물론 드립입니다. ㅋㅋ
아무튼 저도 충전식 무선 마우스 쓰면서 케이블을 꽂은 채로 사용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컴퓨터 앞을 떠날 때 틈틈이 충전하곤 했지요.
이제 연결해볼 차례입니다. 연결하게 되면 가운데 커세어 로고에 조명이 들어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질리도록 봐온 디자인이라 그런지 별 감흥은 없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친숙함이 느껴지네요.
DPI 변경버튼 아래에도, 단계 구분용으로 조명이 들어옵니다.
마우스 제어는 iCUE에서 가능합니다. 전 기존에 iCUE를 사용 중이다 보니 바로 인식되네요.
한창 많을 땐 iCUE에 커세어 제품 항목이 10개를 넘어간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정리하고 키보드만 덩그러니..
마우스 설정 페이지로 넘어가 봅시다.
마우스 설정 페이지로 넘어오면, 각 버튼별 기능 매핑, 조명, DPI, 패드 표면 교정이 가능합니다.
시스템 트레이 항목에 마우스 배터리 상태를 표시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바로 실사용에 들어가 봤습니다. 요즘은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을 즐기고 있습니다. 육아 퇴근 후 웹서핑이나 유튜브 시청하면서 선방을 돌곤 합니다. 졸면서도 하는 게임이라 마우스의 성능 및 기능을 100% 활용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느낀 점을 적어보자면 우선 가볍습니다. 각 제조사들이 왜 기를 쓰고 마우스 무게를 줄이는지 이유를 알 거 같네요. 예전엔 저도 익스 같은 묵직한 마우스를 선호했지만 이젠 아닌 거 같아요. 그리고 각 버튼의 클릭압은 가볍다~무겁다를 0부터 10까지의 숫자로 표현하자면 5.5의 느낌입니다. 적당한 선에서 약간의 압력이 들어간 느낌이랄까요? 기분 좋은 반발감입니다. 롤이나 FPS를 플레이한다면 경쾌하게 느껴질 거 같네요. 디아블로에선 꾸벅꾸벅 클릭만 하고 있자니 마우스가 과분해 보입니다.
카타르 엘리트를 짧게 써본 소감은, 커세어도 비로소 가벼운 마우스 만든다고 말할 수준은 됐다는 점입니다. 뭐 솔직히 커세어만 한 곳에서 기술이 없어서 못 만들겠습니까. 어중이떠중이 제조사들도 전부 가볍게 만드는 판인데 말이죠. 물론 이걸 왜 이제야 선보인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쯤 차라리 카타르 프로가 이 정도로 출시됐다면 얘기가 달랐을 텐데 말이죠.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상징적인 마우스라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충전방식에 관해선 한번 더 개선을 거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로지텍은 파워플레이 하나만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습니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열죠.
또한 유선 충전과는 비교 자체가 실례일 정도의 편안함, 그리고 100%에 가까운 호환성 덕분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로지텍 생태계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새로 출시된 마우스를 사기만 하면 바로 호환이 되거든요. 다른 제조사들이 왜 아직도 이런 패드를 출시 안 하는지, 기술에 특허라도 걸린 건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레이저의 경우 충전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죠. 충전독은 실제로 써보니 의외로 유선충전보다 이점이 많습니다. 컴퓨터 앞을 떠날 때 마우스를 잠시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지속적인 충전이 가능하고, 독에 거치 시 마우스를 전시해두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전시효과를 무시 못하는 게, 레이저 마우스를 서너 개씩 사서 줄 세워놓고 돌아가며 쓰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생각보다 이쁘거든요. 데스에더, 바이퍼, 바실리스크, 나가 를 전부 구매하면 거의 50만이 넘는 큰돈인데, 사람들은 역시 지갑을 엽니다. 레이저는 이제 마우스를 관상용으로도 팔 생각인가 봅니다. 최근엔 조금 선을 넘어서 신제품의 충전독 호환을 막아버리는 사악한 장난질이 있었지만, 욕하면서도 살사람은 또 다들 사더군요. 의외였습니다.
최근엔 로지텍도 서드파티 제품으로 충전독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만간 로지텍에서 공식 출시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아무튼 커세어도 두 방식중 하나라도 좋으니, 관련 제품들을 빨리 선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브랜드 인지도상 로지텍, 레이저에게 끊임없이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데 너무 뒤처지고만 있으니 팬으로서는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충전독 출시만 해보세요. 저같이 커세어에 환장한 사람들은 마우스 성능이야 어떻든 간에 전시용으로 바로 구매할 겁니다. 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세 개씩요. 최근엔 하드웨어에 흥미가 떨어져서 장비들도 대부분 정리하고 있는데, 그래도 아직 충전독은 구매할 의향이 있습니다. :)
평소 아쉬운 느낌을 쓰다 보니 잡설이 너무 길어졌네요. 언젠간 커세어의 충전독을 리뷰할 날이 오리라 기대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사용기는 (주)컴스빌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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